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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Edits · Profile

옷의 이름이 비어 있는 자리에 계절이 앉는다, Yul(@yul.o3)의 피드 읽기

옷의 이름이 비어 있는 피드에서도 읽을 단서는 남는다. Yul(@yul.o3)의 게시물 설명에 적힌 비누, 시든 장미, 깻잎머리, 도쿄의 킷사텐을 따라 여름의 결을 읽는다.

Yul, 인스타그램 계정명 yul.o3. 팔로워 2만 4천 명 남짓한 피드다. 숫자는 여기까지만 적는다. 이 글이 붙잡는 건 게시물 설명에 실제로 적힌 문장들이다.

먼저 밝혀 둔다. 여섯 개 게시물의 설명 어디에도 옷에 관한 문장은 없다. 브랜드도 소재도 적혀 있지 않다. 그래서 이 글도 옷을 지어내지 않는다. 대신 적힌 것들이 있다. 비누, 네일, 장미, 도쿄의 카페, 앞머리. 대사가 지워진 영화에서 풍경이 이야기를 떠맡는 것처럼, 옷이 빠진 자리를 계절과 장소와 머리와 손끝이 채운다. 그 단서를 따라가 보자.

먼저 비누다. 설명은 한 줄이다. 「내 여름 🧼 과 뉴 네일」. 여름의 이름을 비누 이모지 하나에 맡겼다. 비누는 거품이 일었다 꺼지는 가벼운 물기의 사물이다. 마른 뒤 손끝에 남는 건 매끈하게 정돈된 결이다. 여름 빨랫줄 위로 볕이 쏟아지는 일본 가족 영화의 한 장면이 그 뒤로 겹친다. 그리고 새 네일. 손끝은 옷보다 먼저 계절을 갈아입는 자리다. 이 게시물에서는 손끝을 먼저 확대해 보자. 새 네일이 어느 쪽 여름의 색인지 직접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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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장미다. 설명은 「아직은 장미의 계절 🥀」. 해시태그는 #장미 #장미스팟 #디카, 위치 태그는 대구다. 이모지는 활짝 핀 장미가 아니라 시든 장미를 골랐다. '아직은'이라는 부사와 맞물리는 선택이다. 끝나 가는 계절을 한 발 늦게 붙잡는 태도다. 장미라는 단어에서 먼저 떠오르는 건 벨벳처럼 결이 잠긴 꽃잎이다. 르두테의 식물화에서 꽃잎이 종이 위로 입체처럼 올라오듯, 가까이 갈수록 결이 보인다. 디카 태그가 붙었으니 화면의 입자와 색의 두께도 눈여겨보자. 디지털카메라 사진은 스마트폰 사진과 색이 쌓이는 방식이 다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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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게시물도 있다. 설명 첫머리에서 나르카(@narka_you)와 함께한 광고임을 밝힌다. 여기서 처음으로 스타일의 이름이 나온다. 민트코어. 그리고 깻잎머리. 이마 위에 깻잎처럼 얇게 얹는 앞머리를 자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룩의 주어는 옷이 아니라 머리다. 민트코어라는 이름만 놓고 보면 호크니의 수영장 그림에서 물빛이 번지는 것 같은 청량한 색을 떠올리게 된다. 다만 그 색이 어디에 얹혔는지는 설명에 적혀 있지 않다. 설명이 짚는 건 앞머리와 헤어라인, 그리고 갓 빨래한 듯한 코튼향이다. 소재를 눈이 아니라 코로 먼저 입히는 셈이다. 비누 게시물과 같은 방향이다. 광고 문구를 걷어 내고 보면 읽을 곳은 앞머리 끝의 가벼움이다. 길이와 숱, 이마에 닿는 선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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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로 넘어간다. 설명은 「초여름을 흠뻑 느낄 수 있었던 공간 🐌🍵」. 위치 태그는 도쿄, 해시태그는 #초여름 #도쿄 #도쿄카페 #룩북모델이다. 달팽이와 찻잔 이모지가 장면을 만든다. 달팽이는 장마 직전 공기 속 습기를, 찻잔은 김이 오르는 오후를 불러온다. 공간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다. 호소다 마모루 애니메이션처럼 빛이 한 톤 올라간 초여름 오후가 겹친다. 실제 사진이 어떤 장면인지는 임베드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 눈여겨볼 곳은 #룩북모델 태그다. 도쿄 게시물 두 곳 모두에 붙어 있다. 사진을 룩북의 문법으로 읽어 달라는 신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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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또 다른 설명은 「2000년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킷사텐 ☕️🤍」. 해시태그는 #2000s #도쿄카페 #킷사텐 #헤어어레인지 #룩북모델. 킷사텐이라는 단어가 부르는 질감이 있다. 오래 쓴 나무 테이블의 윤, 눌려서 결이 잠긴 의자. 이 사진 속 공간이 그렇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설명이 말하는 건 시간이 멈춘 듯한 감각 하나다. 소피아 코폴라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가 담은 2000년대 초 도쿄의 공기와 맞닿는 결이다. 이날의 주인공은 머리다. 머리 스타일링이 마음에 들어 더 좋았다는 한마디가 붙어 있다. 사진에서는 머리의 길이와 앞머리의 선, 가르마의 방향을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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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한 줄뿐인 게시물도 하나 있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사진들」. 해석은 화면에 맡긴 셈이다.

비누와 네일, 시든 장미, 민트코어와 앞머리, 도쿄의 카페 두 곳. 옷의 이름이 비어 있어도 읽을 단서는 이만큼 남는다. 비슷한 분위기에 닿고 싶다면 옷장 앞에서 순서를 바꿔 보자. 손끝과 머리를 먼저 정하고, 옷은 그다음에 고르는 것이다. 정확한 착장이 궁금하다면 원 게시물과 계정에서 직접 확인하는 쪽이 가장 빠르다.

#yul.o3 #Yul #인스타그램 스타일 #패션 에디토리얼 #룩 읽기 #민트코어 #깻잎머리 #도쿄 카페

자주 묻는 질문

Q. 이 글은 yul.o3의 어떤 룩을 다루나요?

게시물 설명에 옷에 관한 문장이 없어서 특정 의상이나 브랜드를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설명에 실제로 적힌 비누, 네일, 장미, 깻잎머리, 도쿄의 카페를 단서로 피드의 분위기를 읽었습니다.

Q. 민트코어와 깻잎머리는 어디에 나오나요?

나르카(@narka_you)와 함께한 광고 게시물의 설명에 나옵니다. 민트코어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말과 함께 깻잎머리를 자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갓 빨래한 듯한 코튼향도 언급됩니다. 색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적혀 있지 않아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Q. 도쿄에서 올린 게시물은 어떤 분위기인가요?

초여름을 느낀 공간과 2000년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킷사텐, 두 장면이 있습니다. 두 게시물 모두 위치 태그가 도쿄이고 #도쿄카페와 #룩북모델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킷사텐 게시물에는 머리 스타일링이 마음에 들었다는 한마디도 있습니다.

Q. 이 피드를 참고해 분위기를 따라 하려면 어디부터 보면 되나요?

옷보다 손끝과 머리를 먼저 보면 됩니다. 새 네일의 색, 얇게 얹은 앞머리의 길이와 선, 갓 빨래한 듯한 코튼향이 이 피드 설명에서 확인되는 단서입니다. 정확한 착장은 원 게시물과 계정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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