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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아(Han Chae-ah) — 뉴트럴이 만드는 여백, 오프듀티 파리지엔의 무드

배우 한채아의 인스타그램은 과시 대신 절제를 택한다. 베이지·아이보리·카멜로 짜인 뉴트럴 팔레트와 애쓰지 않은 듯한 파리지엔의 오프듀티 무드. 색을 덜어낼수록 또렷해지는 스타일을 읽는다.

어떤 옷장은 색이 아니라 여백으로 말한다. 배우 한채아(Han Chae-ah)의 인스타그램이 그렇다. 시즌마다 바뀌는 화려한 컬러도, 로고가 먼저 보이는 잇백도 없다. 대신 베이지와 아이보리, 카멜과 그레이지로 이어지는 뉴트럴 팔레트가 화면을 채운다. 색을 덜어낸 자리에 남는 것은 실루엣과 소재의 질감 — 그리고 굳이 애쓰지 않은 듯한 사람의 태도다.

이 무드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오프듀티(off-duty)다. 카메라 앞에서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카메라가 꺼진 뒤의 차림. 공항을 지나고 동네 카페에 앉는 평범한 하루의 옷이다. 파리지엔 스타일이 오래도록 회자되는 이유도 비슷하다. 완벽하게 차려입는 대신 적당히 흐트러뜨리는 여유, 그 균형 감각 말이다. 한채아의 사진들이 편안해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다.

1. 색을 덜어낼수록 또렷해진다

뉴트럴 룩의 핵심은 톤온톤이다. 베이지 위에 화이트, 그 위에 카멜 — 비슷한 색을 겹쳐 쌓으면 옷장이 단조로워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색의 대비가 사라지는 대신 소재와 핏의 차이가 도드라진다. 매끈한 실크 셔츠와 거친 울 코트, 떨어지는 슬랙스와 도톰한 니트. 한채아의 코디가 밋밋하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2. 핏의 대비 — 오버사이즈와 슬림 사이

오프듀티 무드의 또 다른 축은 실루엣의 균형이다. 위가 넉넉하면 아래는 좁히고, 위가 붙으면 아래를 풀어준다. 루즈한 셔츠에 슬림한 데님, 혹은 테일러드 재킷에 와이드 팬츠. 한 벌 안에서 긴장과 이완이 공존할 때 룩은 비로소 ‘꾸안꾸’가 된다.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계산된 무심함이다.

3. 손민수 포인트 — 따라 사기 좋은 베이스 아이템

한채아의 스타일이 손민수(따라 사기)하기 좋은 이유는 명확하다. 트렌드를 좇는 한정판이 아니라 오래 입을 베이스 아이템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베이지 트렌치, 화이트 셔츠, 카멜 니트,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 슈즈. 하나하나는 평범하지만 조합의 비율이 스타일을 만든다. 옷을 새로 사기보다 가진 옷을 다시 짜 맞추고 싶게 하는 — 그것이 뉴트럴 룩의 진짜 매력이다.

덜어내는 것은 쉬워 보여서 가장 어렵다. 한채아의 오프듀티 파리지엔 무드는 결국 무엇을 더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빼느냐의 감각이다. 다음 옷을 고를 때, 색 하나를 더하는 대신 하나를 비워보는 것 — 거기서부터 여백의 스타일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