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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가지 x 반스 협업, 무산 소동 끝에 5달러 스니커즈로 부활
밴드 이름과 겹친 브랜드명 논란으로 엎어졌던 협업이, 현금 5달러 즉석 판매라는 예상 밖의 반전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올해 6월 파리패션위크에서 처음 공개된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퓨가지(Fugazi)와 반스(Vans)의 협업 소식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문제는 이 브랜드 이름이 전설적인 펑크 밴드 퓨가지와 똑같다는 데 있었습니다. 협업 소식이 퍼지자 사람들은 곧바로 밴드와 브랜드를 연결지어 생각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 논란은 협업 자체가 무산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밴드 드러머의 직격, "촌스럽다"
논란은 7월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밴드 퓨가지의 드러머 브렌던 캔티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를 "끔찍하다(horrendous)"고 직격했고, 이번 협업을 "시대착오적(tone deaf)"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밴드 팬들이 유독 이 협업을 불편하게 받아들인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밴드 퓨가지는 반소비주의 원칙에 따라 그동안 굿즈·상품화를 의도적으로 멀리해온 팀이었기 때문입니다.
거센 반발에 반스 임원 스티브 밴 도렌은 7월 2일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는 "지난주 있었던 혼란에 대해 사과드린다. 밴드 퓨가지와 의류 브랜드 퓨가지는 서로 아무 관련이 없다"며 "저는 이안 매케이와 그가 음악에 남긴 영향, 그리고 스케이트보딩과의 인연을 깊이 존경한다. 오늘 아침 그와 이야기를 나눴고, 우리 둘 다 소중히 여기는 커뮤니티와 오랜 스케이터들을 지원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전은 8월 14일, "현금 5달러, 잔돈 없음"
협업 취소 소식이 퍼지던 와중,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퓨가지는 8월 14일 인스타그램에 영상 성명을 올려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시 설명하면서도, 반스라는 이름이나 신발 이미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곧 있을 무언가를 예고했습니다. 같은 날 올라온 또 다른 게시물은 사실상 조용한 신발 출시 공지였습니다. 퓨가지 로고가 붙은 밴(차량)이 등장하는 영상에는 "5달러 신발. 현금만 받음. 잔돈 없음(Cash only. No change)"이라는 짧은 문구가 달렸고, 이어진 게시물에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매장에서 판매가 진행된다는 세부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주말 판매가 끝난 뒤 현장 사진들이 공개됐는데, 수십 명의 손님들이 현금과 잔돈을 손에 쥔 채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퓨가지가 공개한 사진 속 신발이 전부 블러(모자이크) 처리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때 없던 일이 될 뻔했던 협업을 향한 은근한 농담처럼 읽히는 장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