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Edits · KMA 2026

라인을 넘어선 그런지: CORTIS, 무대 밖에서 더 선명해지는 스타일

CORTIS는 데뷔 첫해부터 옷으로 팀의 정체성을 말한다. 2010년대 그런지를 모노크롬과 실버 하드웨어로 다시 깎아낸 다섯 명의 룩은, 무대 밖에서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왜 지금, CORTIS의 스타일인가

신인 그룹의 스타일을 논하는 건 보통 이르다. 데뷔 첫해의 룩은 대개 스타일리스트가 입혀놓은 콘셉트이고, 팀의 색이 옷에 배어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CORTIS(코르티스)는 예외처럼 보인다. 이 팀은 데뷔곡 제목부터 FaSHioN이었다. 패션을 노래의 키워드로 내건 그룹이, 패션으로 자신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것 자체가 모순일 것이다. CORTIS는 그 모순을 만들지 않았다.

BigHit 소속의 5인조. 팀명 CORTIS는 COLOR OUTSIDE THE LINES의 약자다. 선 밖을 칠한다는 선언인데, 이 문장은 그대로 옷으로 번역된다. 정돈된 보이그룹 룩의 라인을 일부러 비껴가는 것 — 가죽, 디스트로이드(헤짐) 처리, 레이어드, 그리고 흑백 위에 차갑게 박힌 실버 하드웨어. 2010년대 그런지의 어휘를 2026년의 문법으로 다시 쓰는 작업이다.

아직 데뷔 1년이 채 안 된 팀이다. 그래서 우리는 ‘완성된 패션 아이콘’이라는 과장을 쓰지 않는다. 다만 막 시작한 신인이 이 정도로 분명한 스타일 좌표를 들고 나온 경우가 드물다는 점은, 정직하게 흥미롭다. CORTIS는 2025년 8월 데뷔했고, 그해 MAMA 신인상을 받았다. 시작점에서 이미 룩이 곡과 한 몸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패션 정체성: 라인 밖을 칠하는 그런지-스트리트

CORTIS의 옷을 한 단어로 묶으면 그런지-스트리트다. 90년대~2010년대 그런지의 거친 질감 — 찢긴 데님, 워싱과 디스트로이드, 오버사이즈 위에 다시 겹친 레이어 — 을 스트리트의 실루엣과 결합한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더해지는 게 모노크롬 팔레트다. 검정과 흰색, 그 사이의 무채색만으로 톤을 고정한 뒤, 컬러를 빼낸 자리에 차가운 실버 하드웨어를 박는다. 체인, 버클, 메탈 액세서리가 색 대신 빛으로 포인트를 만든다.

참조점은 분명하다. A$AP 로키(@asaprocky)트래비스 스캇(@travisscott)으로 대표되는 미국 힙합 신의 그런지-스트리트 무드. 정제된 럭셔리가 아니라, 일부러 망가뜨린 질감과 무심한 레이어링으로 태도를 드러내는 쪽이다. CORTIS는 이 어휘를 가져오되, 한국 보이그룹 무대의 정교한 안무·핏과 충돌하지 않게 깎아낸다. ‘거칠게 보이지만 정확히 계산된’ — 이 긴장이 팀 룩의 핵심이다.

모노크롬이 신인에게 주는 것

색을 비우는 선택은 신인에게 특히 영리하다. 화려한 컬러 콘셉트는 시선을 끌지만 소비도 빠르다. 반면 흑백은 질감과 실루엣, 소재의 디테일을 전면에 세운다. CORTIS가 가죽의 무게감, 디스트로이드의 결, 실버의 광택으로 승부하는 건 — 데뷔 첫해부터 ‘오래 보는 옷’을 택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표 멤버의 스타일 포인트

중요한 전제: CORTIS는 멤버 개인 계정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모든 콘텐츠는 그룹 공식 계정 @cortis로 모인다. 그래서 멤버별 사복 아카이브가 풍성하게 쌓인 단계는 아니다. 우리는 확인된 무대·콘텐츠 룩의 결을 중심으로, 다섯 명이 같은 그런지 언어를 어떻게 다르게 발음하는지를 본다. 멤버는 마틴 · 제임스 · 주훈 · 성현 · 건호 다섯이다.

  • 마틴 — 팀의 그런지-스트리트 무드를 가장 직접적으로 입는 쪽. 가죽과 레이어드, 실버 하드웨어가 한 룩 안에서 동시에 작동할 때 중심을 잡는 멤버로 보인다.
  • 제임스 — 모노크롬의 절제를 깔끔하게 끌고 가는 라인. 색을 비운 자리에서 핏과 실루엣을 또렷하게 살리는 룩에 강하다.
  • 주훈 — 디스트로이드·워싱 질감을 무심하게 소화하는 쪽. 일부러 망가뜨린 텍스처가 과하지 않게 균형 잡힐 때 잘 어울린다.
  • 성현 — 레이어링의 부피와 메탈 액세서리를 함께 쓰는, 비교적 볼륨감 있는 스트리트 룩에서 존재감이 산다.
  • 건호 — 흑백 베이스 위 실버 포인트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라인. 차가운 하드웨어가 룩의 시선을 잡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정직하게 덧붙인다. 데뷔 1년 미만 시점이라 개인별 ‘시그니처 스타일’을 단정하기엔 표본이 적다. 위 묘사는 지금까지 공개된 룩의 결을 정리한 것이지, 굳어진 캐릭터 규정이 아니다. 멤버별 색은 앞으로의 활동에서 더 또렷해질 영역으로 남겨둔다.

브랜드·앰배서더 맥락

현 시점 CORTIS 멤버 개개인의 공식 글로벌 앰배서더 선임은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두드러지게 정리된 단계가 아니다. 그래서 이 글은 ‘누가 어느 메종의 얼굴’이라는 식의 미확인 정보를 끌어오지 않는다. 대신 짚을 건, 이 팀의 룩 자체가 럭셔리 하우스보다 스트리트·서브컬처 계보에 더 가깝게 설계됐다는 점이다.

그런지-스트리트라는 좌표는 하이엔드 가죽 메종과 스트리트웨어 양쪽 모두와 연결될 잠재력을 가진다. 모노크롬과 실버라는 절제된 시그니처는, 향후 어떤 브랜드와 만나더라도 팀의 색을 잃지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CORTIS의 스타일은 지금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채워질 자리를 분명히 정해둔 상태에 가깝다.

마무리: 무대 밖에서 더 선명해진다

대부분의 신인은 무대 위에서 가장 화려하고, 무대를 내려오면 옷이 흐려진다. CORTIS는 반대 방향을 노린다. 곡 제목에 패션을 넣고, 팀명에 ‘선 밖을 칠한다’를 새기고, 색을 비워 질감으로 말하는 팀 — 이들의 룩은 조명이 꺼진 자리에서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물론 아직 막 시작한 팀이다. 스타일이 어디까지 깊어질지는 다음 활동들이 증명할 몫이다. 그러나 데뷔 첫해에 이만큼 분명한 패션 언어를 들고 나온 것만으로도, CORTIS는 ‘무대 밖 스타일’을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드문 신인이다. SeoulEdits는 이 팀이 라인 밖을 어떻게 더 칠해 나가는지 계속 지켜본다. 관련 룩과 임베드는 추후 본문에 더해질 예정이다.

※ 본 기사는 CORTIS의 공개된 데뷔 활동과 팀 공식 계정 @cortis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미확인 정보(개인 앰배서더 선임 등)는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SeoulEdits는 어워즈·아티스트를 ‘커버’하는 매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