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Edits · KMA 2026
무대 밖의 하츠투하츠 — 데뷔 첫해, 가장 깨끗한 옷장
하츠투하츠의 스타일은 화려함이 아니라 절제로 말한다. 데뷔 첫해, 이들은 SM이 가장 잘하는 '깨끗한 모던'을 여덟 명의 옷장으로 번역하고 있다.
왜 지금, 하츠투하츠의 옷장인가
새 그룹의 스타일을 판단하기에 데뷔 첫해는 이르다. 정체성이 굳기 전이고, 무대 위 콘셉트와 무대 밖 인물 사이의 거리가 아직 좁다. 그런데 바로 그 점이 하츠투하츠(Hearts2Hearts)를 흥미롭게 만든다. 이들은 막 시작한 팀이면서도, 옷에 관한 한 이미 한 가지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덜어내는 쪽이다.
하츠투하츠는 SM엔터테인먼트가 에스파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걸그룹으로, 2025년 2월 여덟 명 체제로 데뷔했다. 지우·카르멘·유하·스텔라·준·아나·이안·예온 — 이 여덟 개의 이름이 공유하는 무드는 색이 아니라 질감이다. SM 특유의 클린하고 모던한 미니멀, 소프트한 럭스, 그리고 어느 도시에 떨어뜨려 놓아도 어색하지 않은 글로벌 시크. 화려한 장식 대신 비율과 재단으로 말하는 옷장이다.
패션 정체성 — ‘깨끗함’을 콘셉트로 다루는 법
많은 신인이 데뷔 초기에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 하츠투하츠의 선택은 반대다. 이들의 룩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건 여백이다.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 톤온톤으로 정리된 색면, 한 벌 안에서 시선이 머물 포인트를 하나로 줄이는 절제. 이건 단순히 ‘심플하게 입는다’와 다르다. 깨끗함 자체를 하나의 콘셉트로 운용하는, 꽤 의식적인 미니멀리즘이다.
소프트 럭스라는 중간 지대
하츠투하츠의 스타일을 한 단어로 누르긴 어렵지만, 굳이 좌표를 찍자면 ‘소프트 럭스’에 가깝다. 차가운 모던 미니멀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지점을, 부드러운 소재감과 정제된 무드로 풀어준다. 결과적으로 무대 위에서는 모던하고 또렷하게, 무대 밖에서는 편안하지만 흐트러지지 않게 보인다. 화면용 화려함과 일상용 단정함 사이의 거리가 좁다는 것 — 이게 이 팀 스타일의 핵심 자산이다.
- 모던 미니멀 — 장식보다 재단. 라인과 비율로 완성되는 룩.
- 모노톤 운용 — 색을 늘리는 대신 톤을 쌓아 깊이를 만든다.
- 소프트 럭스 — 고급스럽되 과시하지 않는, 만져질 듯한 질감.
- 글로벌 시크 — 서울에서도 파리에서도 통하는, 도시 무관의 단정함.
대표 멤버의 스타일 포인트
여덟 명이 같은 무드를 공유하면서도, 옷을 입는 태도에는 미세한 결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가장 또렷이 읽을 수 있는 창구가 현재로선 이안이다.
이안 — 그룹 무드의 개인 번역본
현재 하츠투하츠 멤버 중 유일하게 개인 계정(@ian_heart2heart)을 운영하는 멤버가 이안이다. 그래서 이안의 피드는 단순한 개인 기록을 넘어, 그룹의 클린·모던 미니멀이 한 사람의 일상 옷장으로 어떻게 번역되는지를 보여주는 사실상의 레퍼런스가 된다. 무대 위 정제된 무드가 무대 밖에서 어떤 온도로 떨어지는지 — 그 변환의 각도를 지금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창이다.
나머지 멤버들의 무대 밖 스타일은 공식 채널(@hearts2hearts)을 통해 단체 무드로 먼저 읽힌다. 개인의 취향이 본격적으로 분화되기 전, 지금은 여덟 명이 하나의 톤을 함께 다듬는 단계에 가깝다. 정직하게 말하면, 멤버별 개별 스타일 서사는 아직 쓰여지는 중이다 — 그리고 그 미완성이야말로 데뷔 첫해 팀을 지켜보는 이유다.
브랜드 맥락 — 데뷔 첫해에 도착한 신뢰
신인 그룹의 스타일을 평가할 때 가장 객관적인 지표 중 하나는, 브랜드가 이들에게 어떤 자리를 내어주는가다. 이 점에서 하츠투하츠의 데뷔 첫해는 이례적으로 빠르다.
-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F/W 모델 — 미니멀의 교과서 같은 브랜드가, 미니멀을 정체성으로 삼은 신인을 택했다는 건 우연이 아니다. 하츠투하츠의 클린한 무드와 캘빈 클라인의 절제된 코드가 같은 언어를 쓴다는 신호다.
- W 코리아 × 샤넬 뷰티 디지털 커버(2025.6) — 데뷔 4개월 만에 글로벌 럭셔리와 하이엔드 매거진이 동시에 호명했다는 사실은, 이들의 소프트 럭스 무드가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시장이 읽어내는 실체임을 보여준다.
물론 데뷔 첫해의 협업 몇 건으로 한 팀의 스타일을 완성됐다 말할 순 없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깨끗함을 무기로 삼은 팀이, 깨끗함을 가장 비싸게 다루는 브랜드들의 부름을 받고 있다는 것.
마무리 — 비워서 채우는 옷장
하츠투하츠의 스타일은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색을 줄이고, 장식을 덜고, 비율로 승부한다. 데뷔 첫해라는 가장 미완성의 시기에 이만큼 또렷한 미감의 좌표를 잡고 있다는 건, 앞으로 채워질 여백이 그만큼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SeoulEdits는 이들의 옷장이 어떻게 분화되고 깊어지는지를 계속 지켜본다. 지금은 여덟 명이 하나의 톤을 다듬는 시기. 그 톤이 각자의 색으로 갈라지기 시작할 때, 무대 밖 하츠투하츠는 비로소 가장 흥미로워질 것이다.